모 성 애

글/그림 이 목 일(서양화가)

모성!

무엇과도 비교하고 바꿀 수 없는 말이다...

이것은 여자에게만 있는 인간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다.

나이 24세의 한 남자가 있다. 고교2년 때인 17살 때 교통사고로 뇌수술을 하였고

전신이 마비가 되어 거의 식물인간이 되었다.

의식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나 엄마가 어떨 땐 크게 꾸중도 하고 한다..

그런걸 보면 의식이 살아 있다는 증거다.

그는 휠체어로 움직이는데 간병은 어머니가 한다.

병과 사고는 눈도 귀도 없어서

나이와 귀천, 직위를 모르고 수시로 닥쳐온다.

오전 10시면 어김없이 아들을 데리고 운동 치료실로 오고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운동치료에 임한다. 보통 결혼을 했다면 아내나 그 외 식구들이 하지만 결혼을 안 한 사람은 거의 아버지보다는 어머니가 맡아서 간병을 한다.

바로 모성애다.

그렇게 전신 마비 환자들은 여러 가지 장애가 있는데

침이나 가래 따위가 목에(기도에) 걸려 심한 기침을 하며 침을 흘린다.

당연히 일반 환자보다 수백 배가 힘들고 어렵다.

우선 말이 통하지 않기 때문에 더 힘들다.

그래서 눈을 깜박여 보라고 한다.

이를 테면 배고프면 눈을 두 번 깜박여 보라고 하고

안 고프면 한번만 깜박여 보라고 한다.

이렇게 눈 깜박이로 대화를 하니 얼마나 힘든가...

그런데 신기하고 경이롭게도 하루가 다르게 눈빛이 변해간다.

우선 눈빛에 총기가 돌아오고.......

나는 너무 신기하여 그의 모습을 나도 모르게 관찰하게 되었다....

프랑스 영화 “잠수종과 나비”란 영화가 있는데 내용은

뇌경색 환자를 테마로 하여 만든 기가 막힌 영화가 있다.

영화의 시놉시스는

프랑스 잡지 엘러 편집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져 병원에서의

투병을 다룬 영화다.

국제 영화제에서 많은 상을 받기도 했다.

잠수종이란 잠수부들이 입는 잠수복인데 입고 바다에 들어가며 무척이나 갑갑하다고 한다. 그리고 나비는 나비처럼 자유롭게 날고 싶다는 의미의 나비다.

제목을 상당히 상징적으로 만들었다.

그 영화를 보면 전신마비 환자들의 심경을 그대로 표현해 놓았는데

환자에게 눈을 깜박이라 하고

그 깜박하는 것으로 대화를 한다.

역시 여기도 마찬가지다.

말을 못하니 말 대신에 눈을 깜박여서 의사소통을 한다.

어머니는

아들의 마음과 몸속에 홀연히 들어가서

어머니와 아들이 혼연 일체가 되어 간병을 하니

얼마나 지극정성이겠느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저럴 수도 있구나 하는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이것이 모성이고 진정한 愛다.

어떻게나마 살려 보려는 부모의 애타는 심정과 정성이 

어머니의 머리카락 한올한올에도 영글어 있어 보석처럼 빛난다.

그래서

모성애는 지구보다도 무겁고 거룩하다.

일반인들에게는 구역질나는 더러운 오물인 대소변도

유아기 자식의 대소변처럼 구수한 냄새가 난다고 하며 고개를 돌리질 않는다..

바로 그것이다.

모성애에 대해서 얽힌 이야기나 전설이 어디 한 두가지이겠는가.

단적으로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라고 하는 아포리즘도 있고

아줌마의 힘... 같은 여러 가지 비유가 있다.....

나는 여기서 참 인간의 모습과 자식과 부모의 관계,

또한 ‘궁극적인 인간은 무엇인가’ 하는 그런 리레이션.

또한 사랑은 무엇이며 어떤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다.

좀 자학적이지만 나는 비록 왼쪽을 못 쓰고 절뚝거리며 걷는,

수족이 자유롭지 못하지만 크게 후회하지 않는다.

내가 살아가면서 어찌 이런 인간의 깊이와 넓이를 보고 느끼며 생각하며 살아갈 수 있겠는가?

나의 지난 삶과 생각의 괘적을 성찰하고 조용히 나를 나의 심연에 묻어본다.

인간에 대해서 이런 우화가 생각난다.

한 사람이 사막을 혼자 투덜대며 걷는데 뒤에서 난데없이 사자 한 마리가 달려오면서 죽이려고 하여 냅다 뛰어 도망을 가는데 어딜 봐도 몸을 숨길 곳이 없어 허둥대고 있는 중

마침 우물 한 곳이 보여 무조건 우물로 들어갔다는 거다.

요행이도 우물 안에는 칙 덩굴이 아래로 내려가 있어 급한 김에 무조건 덩굴을 타고 아래로 내려갔고 내려가며 아래를 보니 뱀이 우글거려서 중간쯤에 대롱거리고 있었단다.

뒤를 좇아온 사자가 드디어 우물까지 와서 우물 속을 쳐다보며 포효하니 사람은 사면초가로 꼼짝 못하고 있는 그런 와중에, 어디선가 위에서 물방울과 꿀이 한 방울씩 떨어져 받아먹으며 연명을 하고 있었다 한다. 그런데 어느 날 가만히 위를 보니 덩굴을 두고 까만 쥐와 흰쥐가 나타나더니 까만 쥐가 한번 그리고 흰쥐가 한 번씩 그 덩굴을 조금씩 갉아 먹고 있는데 인간의 삶을 비유하여 인간을 사자 등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해주었다.

어릴 때 들은 생각이 났다.

가만히 음미해보니 그럴듯한 우화였다. 아니 그렇다.

어쨌거나

사람이 백년을 살면 뭐하나.

건강해야지.........

어무이 건강히 오래 사셔요.

그리고 아드님도 어서 빨리 말하고 걸을 수 있도록 쾌차하길 소망합니다.

                                                                                                                    이목일 <나무와 해>

                                                                                       www.leemokil.com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