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그리고 그 날과 첫 그림 탄생

글   이 목 일 (서양화가)

불안.1-

화실에 개미 한마리가 창문 틈사이로 기어 간다.

어디서 들어 왔을까

개미는 창밖으로 가기 위해 온힘을 다하며 더듬이를 여기저기를 더듬이며 불안한 몸짓으로 앞으로 간다.

캠퍼스에 그리다 만 그림을 손질 하고 개미 있는 곳을 보니 개미가 안 보인다.

어디로 갔는지 가버렸다.

창문 아래의 푸른 공원을 향한 소망과 열망이 유리창에 구멍을 냈나?.........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

오늘 병원으로 달렸다.

목일아 괜찮다.

이 말 한마디에 나는 서울대 병원에서 경희 의료원으로 중국의 변방으로,

그리고 국립 재활원으로 해서 지금은 부산.

잊을 수가 없다. 그 첫날의 그 병원과 그 의사

오진으로 인한 영원한 고통 속을 헤매는 나

아직도 증오와 분노 그리고 억울함이 뒤 섞여 원한으로 가득하다.

아직은 풀리지가 않는다. 원한이..............

해제의 날을 소망해 보지만 그럴 기미는 추호도 없고 보이지도 않는다.

엊그제 화실을 오픈하고 처음으로 그린 그림이다.

아크릴 켐피스 빼뻬오로 그린 것

화풍을 볼 때 내면의 흐름은 상당히 외롭고 고독하고 불안하다

내 그림이 다 그렇지만 물체나 밑그림을 그리지 않고 바로 영감이나 감성의 흐름을 좇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작가의 마음을 금방 알 수가 있다…….

특히 비구상 (추상)은 작가의 의식 흐름에 맡게 놓는 작품들이 많다.

나 역시 그러하다.

이번 오리그림도 그러한데 처음에 두 마리를 그렸는데 어쩌다 보니 한 마리가 되었다. 아무래도 가족이 그리운가 보다.

왜 오리 그림이 화폭에 등장하는지 모르겠다. 아프고 난후로 부터는 웬일인지 오리그림으로 시작하여........

그래 좋다. 오리든 리오든 강화도 망월의 들판에 비상하는 오리 때 그 오리 떼를 보셨나요. 그려 보자…….빨래판도 좋을 것 같다……. 빨래판 위에 그려진 수백 마리의 오리 때들 장관이겠다.

강화도! 망월 들판과 수로…….

수천마리의 오리 떼를 보려가고 싶다.

안착한 오리 비상하는 오리 나는 오리 수로에서 가족끼리 노니는 오리들 사랑을 나누는 오리....... 무지하게 많겠다…….

한 번 더 가보고 싶다, 망월

이목일 <나무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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